1.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, 2020

톰의 이상 징후를 기록한 이야기

빠져나갈 구멍이 없는, 90.9X72.7cm, 2합장지에 먹, 2020

6/11. 날씨 맑음
눈을 감았다 떴다. 이번엔 다른 곳에 있다.
처음 보는 양반이 있고, 익숙한 아주머니가 있다.
친숙한 이도 몇 명 있다. 조잘조잘 얘기한다. 시끄럽다.
끈적한 액을 흘리며 거미들이 사방에서 발목을 붙잡는다.
'참 예쁘네요.'
나를 향해 하는 말이다. 아니요. 관심 없습니다.
하던 얘기마저 하세요.
껍데기처럼 매번 여기에 있다. 거미들은 날 또 붙잡는다.
지겹다. 지겨워서 다 죽여 버리면 그 자리에 알이 무성하다.
무성한 알을 죽이기 위해 다시 자리에 앉는다.